핵심 내용
- 파키스탄 정부는 북부 길기트발티스탄과 카이버파크툰크와 지역에 3,044개의 빙하호가 형성돼 있으며, 이 가운데 33개를 위험한 GLOF 발생 가능성이 있는 빙하호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 이 지역에서 GLOF 위험에 노출된 인구는 710만 명 이상입니다. 문제는 먼 미래의 예측이 아니라, 2026년 8월에도 파키스탄 당국이 GLOF·돌발홍수·토석류 경보를 실제 발령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 그러나 파키스탄은 손 놓고 있지 않습니다. UNDP와 정부는 조기경보시스템, 대피시설, 방재시설을 구축하면서 '재난을 막을 수 없다면 피해를 줄이는 방법'을 실험하고 있습니다.
목차

1. 파키스탄에는 왜 이렇게 많은 빙하가 있을까?
'파키스탄'이라고 하면 뜨겁고 건조한 나라를 먼저 떠올리기 쉽습니다.
그러나 북부로 올라가면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집니다.
카라코람(Karakoram), 히말라야(Himalaya), 힌두쿠시(Hindu Kush)가 만나는 북부 산악지역에는
극지방을 제외하면 세계적으로도 손꼽힐 정도로 많은 빙하가 분포합니다.
이 빙하는 파키스탄 사람들에게 단순한 자연경관이 아닙니다.
빙하에서 녹아내리는 물은 강으로 흘러 식수·농업·수력발전과
인더스강 수계의 중요한 수자원이 됩니다.
하지만 기온이 상승하면서 생명줄이었던 얼음이 동시에
새로운 재난의 원인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UNDP는 지구온난화로 파키스탄 북부 빙하의 융해가 빨라지고 있으며,
이것이 GLOF 위험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2. 빙하호 3,044개 중 33개가 위험하다
파키스탄 기후변화환경조정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길기트발티스탄(GB)과 카이버파크툰크와(KP)에 형성된 빙하호는 3,044개입니다.
이 가운데 33개는 위험한 빙하호 붕괴홍수(GLOF)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그리고 그 주변이 취약인구는 710만 명 이상입니다.
| 핵심 지표 | 파키스탄 북부 |
| 확인된 빙하호 | 3,044개 |
|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 빙하호 | 33개 |
| GLOF 위험 취약인구 | 710만 명 이상 |
| 주요 지역 | 길기트발티스탄·카이버파크툰크와 |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710만 명이 곧 홍수에 휩쓸린다"는 뜻이 아닙니다.
이 숫자는 해당 지역에서 GLOF 위험에 취약하거나 노출된 인구 규모를 의미합니다.
마찬가지로 3,044개의 빙하호가 모두 위험하다는 뜻도 아닙니다.
그중 파키스탄 정부가 위험한 GLOF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한 것은 33개입니다.
3. GLOF는 어떻게 마을을 덮치는가?
GLOF는 Glacial Lake Outburst Flood, 우리말로 '빙하호 붕괴홍수'입니다.
빙하가 후퇴하면서 생긴 웅덩이에 녹은 물이 계속 모이면 빙하호가 만들어집니다.
문제는 이 물을 막고 있는 것이 콘크리트 댐이 아니라
얼음·퇴적물·암석으로 만들어진 자연제방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제방이 무너지면 엄청난 양의 물이 짧은 시간에 계곡 아래로 쏟아집니다.
기온 상승 → 빙하 융해·후퇴 → 얼음·암석 붕괴 또는 폭우 등으로 충격
→ 자연제방 붕괴 → 물 + 암석 + 토사가 하류로 이동 → 마을·도로·교량·농경지 피해
GLOF가 무서운 이유는 단순히 '물이 많아서'가 아닙니다.
홍수와 함께 암석과 토사가 내려오면서
토석류(debris flow)의 성격까지 띨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계곡 가까이에 있는 작은 산악마을에서는
몇 분 또는 몇십 분의 조기경보가 사람의 생사를 가를 수도 있습니다.
4. 2026년 8월, 위험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이 이야기가 중요한 이유는 3,044개라는 통계가 단순한 과거 자료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파키스탄 국가재난관리청(NDMA)은 2026년 5월 'GLOF Guidelines 2026'을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8월에도 북부지역의 기상·재난 위험을 계속 경고하고 있습니다.
특히 8월 23일에는 북부 파키스탄을 대상으로 23~26일 GLOF 돌발홍수·토석류 위험 경보가 게시됐습니다.
8월 25일에는 길기트발티스탄과 아자드 잠무·카슈미르 지역에 극한강우(EXTREME Rain) 경보도 올라왔습니다.
즉,
파키스탄의 빙하호 위험은 언젠가 찾아올지도 모르는 미래의 재난이 아니라
지금도 정부가 경보를 내리고 감시하는 현재의 위험입니다.
☞ 파키스탄 기후변화환경조정부 GLOF-II 공식자료 바로 가기
☞ 파키스탄 국가재난관리청ㅇ(NDMA) 실시간 재난 경보
https://ndma.gov.pk/alerts?utm_source=chatgpt.com
ndma.gov.pk
Scaling-up of Glacial Lake Outburst Floods Risk Reduction in Northern Pakistan (GLOF-II Project)
Scaling-up of Glacial Lake Outburst Floods Risk Reduction in Northern Pakistan (GLOF-II Project)
www.undp.org
5. 710만 명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파키스탄 정부와 UNDP는 녹색기후기금(GCF)의 지원을 받아 GLOF-II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습니다.
단순히 "빙하가 위험하다"라고 경고하는 사업이 아닙니다.
실제로 위험지역에 시설과 대응체계를 만들고 있습니다.
UNDP가 현재 공개한 성과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대응책 | 현재 공개된 성과 |
| 홍수 방어시설 | 411개 |
| 방어시설 총연장 | 39,615m |
| 관개수로 | 317개 |
| 지역 재난관리센터 | 23곳 |
| 긴급대피시설(Safe Haven) | 60곳 |
| 조기경보시스템(EWS) 설치 | 254개 |
| 현재 가동 중인 EWS | 174개 |
| 직접 혜택 인구 | 60만 5천 명 이상 |
UNDP의 2025년 연례보고서는 GLOF 경보가 약 70만 명을 포괄한다고 설명합니다.
여기서 기후위기 대응의 중요한 교훈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빙하가 녹는 것을 오늘 당장 멈출 수는 없어도,
홍수가 오기 전에 사람을 대피시키는 것은 가능하다.
이것이 바로 기후적응(climate adatation)입니다.
인도·파키스탄, 이미 47도 이른 폭염…역대 최고 기온 지역도 | 연합뉴스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와 파키스탄의 3∼4월 기온이 치솟으면서 봄이 사라지고, 때 이른 여름이 찾아왔다.
www.yna.co.kr
☞
6. 네팔의 비극을 파키스탄은 피할 수 있을까?
현재 네팔과 티베트의 재난은 우리에게 연쇄재난의 파괴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위험을 미리 알고 있다면 피해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까?
조기경보기가 설치돼 있어도 통신이 끊기거나 주민이 경보의 의미를 모르면 소용없습니다.
대피소가 있어도 노인과 장애인, 어린이가 짧은 시간 안에 이동할 수 없다면 역시 충분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진정한 기후적응은 센서 하나를 설치하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위험지도 → 실시간 관측 → 경보 → 주민 전달 → 대피훈련 → 대피시설 → 도로·교량·주택의 방재설계
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되어야 합니다.
파키스탄 GLOF-II가 지역사회 기반 조기경보와 주민 교육을 함께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 네팔은 이 위험을 몰랐을까?
네팔 정부가 빙하재난 위험을 몰랐던 것은 아닙니다.
위험 빙하호 조사와 수위 저감, 조기경보시스템 구축을 추진해왔고,
국가 기후계획에도 GLOF 위험저감 목표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히말라야에서 나타나는 재난은
기존의 '위험한 빙하호가 터지는 홍수'보다 훨씬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작은 빙하호에 암석사태가 떨어져 홍수를 일으키고, 빙하와 암반이 함께 붕괴하며,
그 잔해가 다시 하천을 막아 새로운 자연댐을 만드는 연쇄재난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앞으로필요한 것은 위험 빙하호 몇 곳을 감시하는 수준을 넘어
빙하· 영구동토·암반·강우 영구동토·암반·강 하천을 함께 관측하는 '다중위험 조기경보체계'입니다.
결국 이번 참사가 보여준 것은
기후변화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재난의 속도와 복잡성을
기존의 방재체계가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생각해 볼 문제
기후변화에는 매우 불공정한 측면이 있습니다.
히말라야의 작은 산악마을 주민들은
세계의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한 사람들이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빙하가 녹고 홍수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집과 농경지, 도로와 생계를 잃는 사람들은 바로 그 지역 주민들입니다.
파키스탄 정부 공식자료에 따르면 위험지역인 GB와 KP에서는
빈곤선 인하 인구 비율도 각각 26.7%, 22%에 이릅니다.
그래서 GLOF는 자연재해인 동시에 기후정의(climate justice)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같은 지구온난화를 겪더라도
재난의 피해는 모두에게 똑같이 돌아가지 않습니다.
☞ [경향신문] 남아시아에 몰린 'K수력발전' ... 재해 대응 체계 필요(2026.08.27)
남아시아에 몰린 ‘K수력발전’…재해 대응 체계 필요
대홍수가 발생한 네팔 등 남아시아는 수력발전에 유리한 조건을 갖춰 최근 국내 업체들의 진출이 많은 지역이다. 히말라야 산악지대의 풍부한 유량과 계곡의 큰 낙차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
www.kh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