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내용
- 해수면 상승은 작은 섬나라에 단순한 침수 문제가 아니라 영토·국민·국적·주권·EEZ(배타적경제수역)까지 흔드는 국가 존립의 문제입니다.
- 투발루는 국토가 침수돼도 국가와 주권을 유지한다는 법적 장치와 '존엄한 이동', 몰디브는 방벽·간척·고지대 인공섬 등 물리적 적응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 그리고 2026년 현재 국제사회에서는 전례 없는 질문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살 수 있는 영토가 사라져도 국가는 계속 존재할 수 있는가?"
목차
2. 투발루는 왜 '국가가 사라지지 않는다'고 선언했을까?

1. 섬이 가라앉는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투발루와 몰디브가 바닷속으로 사라진다."
흔히 이렇게 표현하지만 실제 문제는
어느 날 섬 전체가 갑자기 물속으로 가라앉는 것보다 훨씬 복잡합니다.
해수면이 높아지면 상습침수·해안침식·폭풍해일·지하수 염수화가 심해집니다.
집이 아직 물 위에 있어도 식수가 오염되고 도로와 학교, 병원, 항구가 반복적으로 침수된다면
그곳에서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워집니다.
투발루는 국토가 약 26㎢애 불과한 9개 산호섬 국가입니다.
국내 취재에서도 해안침식과 해수면 상승이
주민 생활과 국가 존립에 직접적인 문제가 되고 있음이 확인됐습니다.
몰디브 역시 매우 낮습니다.
2026년 Scientific Reports 연구는 몰디브의 평균 고도를 약 해발 1m로 설명하며
해수면 상승과 파랑에 대한 적응이 국가적 과제라고 분석합니다.
즉, 중요한 질문은
"언제 완전히 잠기느나?" 보다
언제부터 사람이 안전하게 살기 어려워지느냐?"
입니다.
☞ Scientific Reports - 몰디브 기후적응에 필요한 자원 연구(2026.7)
2. 투발루는 왜 '국가가 사라지지 않는다'라고 선언했을까?
투발루의 대응은 매우 독특합니다.
단순히 제방을 높이는 것을 넘어 국제법 자체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투발루는 2023년 헌법을 개정하면서 기후변화로 물리적 영토를 잃더라도
국가의 지속성과 해양경계·권리를 유지한다는 방향을 명확히 했습니다.
2026년 연구에서도 이러한 헌법 개정이 '영토 없는 국가'라는
새로운 국제법적 문제에 대응하려는 시도로 분석됩니다.
그리고 호주와 체결한 Falepili Union 조약은 한 걸음 더 나아갔습니다.
호주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조약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에도
투발루의 국가성과 주권은 계속된다고 인정했습니다.
조약은 2024년 8월 발효됐습니다.
2026년 5월 유엔 협상에서도 투발루는 다시 분명하게 주장했습니다.
해수면 상승이 국가성·주권·국제법적 인격을 소멸시켜서는 안 된다."
3. 국민이 떠나도 투발루 국민일 수 있을까?
국가를 지키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사람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입니다.
호주-투발루 Falepili Union에는 투발루 국민이
호주에서 살고, 일하고, 공부할 수 있는 특별 이동경로도 포함돼 있습니다.
2025년 첫 신청 때는 이 제도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이었습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당시 투발루 인구의 약 38%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호주행 특별비자를 신청했습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개념이 등장합니다.
'존엄한 이동(mobility with dignity)'
기후재난이 닥친 뒤 모든 것을 잃고 난민처럼 떠나는 것이 아니라.
교육받고 → 취업하고 → 가족과 함께 합법적으로 이동하면서 → 자신의 국적과 정체성을 유지하는 방식
을 미리 만드는 것입니다.
투발루가 준비하는 것은 단순한 '탈출계획'이 아닙니다.
사람이 다른 나라에서 살게 되더라도 투발루는라는 국가와 공동체를 어떻게 지속시킬 것인가에 대한 실험에 가깝습니다.
☞ [연합뉴스] '기후변화로 국가 존폐 기로 선 투발루'
기후변화로 국가 존폐 기로 선 투발루 "외부지원·협력 절실" | 연합뉴스
(투발루·서울=연합뉴스) 외교부 공동취재단 오수진 기자 = "1992년에는 여기에 코코넛 나무도 있었고 할아버지와 낚시도 했어요. 섬에 있던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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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몰디브는 왜 땅을 높이고 새로 만들까?
몰디브의 접근은 투발루와 조금 다릅니다.
핵심은 "가능한 한 국토에서 계속 살아간다."입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수도 말레 인근의 훌후말레(Hulhumalé)입니다.
간척으로 만든 고지대 인공섬은 기존 자연섬보다 높은 곳에 새로운 주거·도시공간을 확보하는 전략입니다.
2026년 발표된 환초국가 비교연구는 훌후말레가 약 4㎢의 높은 인공육지를 만들었으며
자연섬보다 약 두 배 높은 고도를 확보한 대표적인 적응사례라고 평가합니다.
몰디브는 2026년에도 Giraavaru Falhu와 Hulhumalé Phase III 등
대규모 간척사업을 계속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아이디어는 부유도시(Floating City)입니다.
몰디브가 UNFCCC에 제출한 기후적응 기술평가에도 부유도시가 적응기술의 하나로 포함돼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몰디브의 인공섬과 부유도시 구상을 자세히 소개한 자료가 있습니다.
☞ [연합뉴스] '불에 잠기는 몰디브...띄우는 게 해법?'
물에 잠기는 몰디브…띄우는게 해법?[뉴스피처]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지표면이 낮은 지역이 물에 잠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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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나라가 바다에 잠기면 정말 국가가 사라질까?
여기서 이 글의 가장 흥미로운 질문으로 돌아옵니다.
전통적인 국제법에서 국가를 설명할 때
흔히 1933년 몬테비데오협약(Montevideo Convention)의 네 가지 기준을 이야기합니다.
| 국가의 전통적 요건 | 해수면 상승이 던지는 문제 |
| 일정한 영토 | 영토가 침수된다면? |
| 영구적 주민 | 국민 대부분이 해외로 이주한다면? |
| 정부 | 정부가 해외에서 운영된다면? |
| 국제관계 수행능력 | 다른 나라가 계속 국가로 인정한다면? |
따라서 기후변화는 국제법이 과거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질문을 던집니다.
영토가 사실상 거주 불가능해져도 정부와 국민이 존재하고,
다른 국가들이 계속 인정한다면 국가도 계속 존재할 수 있을까?
현재 국제사회에서 "영토가 없어지면 국가도 자동으로 소멸한다"는 결론이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방향은 반대쪽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투발루는 2026년 유엔에 해수면 상승에 관한 국제조약을 마련해
국가의 지속성과 기존 해양수역·경계를 보장하자고 공식적으로 요구했습니다.
왜 해양경계까지 중요할까요?
바로 EEZ 때문입니다.
섬나라의 경제적 기반은 작은 육지만이 아닙니다.
주변의 광대한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어업과 해양자원에 대한 권리를 갖습니다.
따라서 섬이 침식될 때 해양경계까지 흔들린다면
작은 섬나라는 육지뿐 아니라 막대한 해양권익까지 잃을 가능성이 생깁니다.
그래서 투발루는 이미 자신의 EEX와 대륙붕 외측한계 좌표를 유엔에 기탁해 놓았습니다.
6. 적응에는 엄청난 비용과 또 다른 문제가 따른다
몰디브의 대규모 간척은 매력적인 해결책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2026년 7월 발표된 최신 연구는 중요한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해안방벽을 만들고 섬을 높이는 데는 엄청난 양의 모래·암석·시멘트 등 자원이 필요합니다.
몰디브는 많은 자재를 수입해야 하기 때문에 해수면이 계속 상승할수록
방어시설을 다시 높여야 하고, 이에 따른 경제적·자원적 의존이 커질 수 있습니다.
또 다른 2026년 연구에서는 간척이 높은 땅과 새로운 경제공간을 만들어주는 동시에
산호초 생태계 훼손, 섬의 자연적 기능 변화,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확대할 가능성도 지적합니다.
따라서
"섬이 낮으면 높이면 된다."
는 단순한 문제가 아닙니다.
기후적응에도 비용과 환경적 대가가 존재합니다.
7. 투발루와 몰디브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두 나라는 같은 해수면 상승에 직면하고 있지만 대응방식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 투발루 | 몰디브 |
| 국가성·주권의 법적 지속 | 물리적 국토의 적응 |
| 해양경계·EEZ 보존 요구 | 간척·고지대 인공섬 |
| 디지털 국가 구상 | 해안방벽 강화 |
| 호주와 이동협정 | 부유도시 등 새로운 적응기술 |
| '이주해도 국가를 유지' | '가능하면 국토에서 계속 거주' |
그러나 두 전략의 목표는 사실 같습니다.
"국민이 자신의 국가와 정체성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것."
투발루는 심지어 국가의 문화와 행정기능을 디지털 공간에 보존하는
'디지털 국가(Digital Nation)' 구상까지 추진해 왔습니다.
국내에도 이 내용을 자세히 소개한 자료가 있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섬을 만든다고 사람이 디지털 공간에서 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해수면 상승의 본질은 단순히 "섬 몇 개가 사라진다"는 환경문제가 아닙니다.
집을 잃으면 어디에서 살 것인가?
국토를 잃으면 국적은 어떻게 되는가?
국민이 흩어져도 공동체는 유지되는가?
영토가 없어져도 국가는 존재하는가?
그리고 그 적응비용은 누가 부담해야 하는가?
라는 정치·경제·국제법·인권의 문제입니다.
기후위기는 단지 국토의 면적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했던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까지 다시 쓰게 만들고 있습니다.
☞ [연합뉴스] '기후변화로 국가 존폐 기로 선 투발루 "외부지원·협력 절실"
기후변화로 국가 존폐 기로 선 투발루 "외부지원·협력 절실" | 연합뉴스
(투발루·서울=연합뉴스) 외교부 공동취재단 오수진 기자 = "1992년에는 여기에 코코넛 나무도 있었고 할아버지와 낚시도 했어요. 섬에 있던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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