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내용
- 기후위기는 단지 지구의 온도를 높이는 문제가 아니라 생물이 살아갈 장소와 생태계의 관계를 바꾸는 문제입니다.
- 생물다양성이 감소하면 자연만 손해 보는 것이 아닙니다. 식량·수산업·물·건강·재해안전·경제가 함께 영향을 받습니다.
-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손실은 별개의 위기가 아니라 서로를 악화시키는 연결된 위기입니다.
목차
6.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위기는 왜 함께 해결해야 할까?
7. 사라지는 생물을 지키는 것은 결국 누구를 위한 일일까?

1. 생물다양성이란 단순히 '동물의 종류'일까?
'생물다양성(Biodiversity)'이라고 하면 호랑이, 고래, 북극곰처럼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을 먼저 떠올리기 쉽습니다.
그러나 생물다양성은 단순히 "지구에 생물이 몇 종류나 있는가"를 뜻하지 않습니다.
유전자의 다양성, 생물종의 다양성, 숲·습지·바다·산호초 같은 생태계의 다양성까지 포함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꽃이 피면 곤충이 꽃가루를 옮기고, 식물이 열매를 맺으면 다른 동물이 그것을 먹습니다.
숲은 물을 저장하고 토양을 붙잡으며, 습지는 홍수를 완충합니다.
산호초가 수많은 물고기의 집이 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생물다양성은 박물관의 생물목록이 아니라
지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만드는 거대한 관계망
이라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합니다.
2. 지구에서는 지금 얼마나 많은 생물이 위험할까?
생물다양성 위기를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인용되는 자료가 유엔 산하 IPBES(생물다양성과학기구)의 전 지구 평가입니다.
IPBES는 전 세계적으로 약 100만 종의 동식물이 멸종위기에 처해 있으며,
많은 종이 수십 년 안에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100만 종이 곧 멸종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인간 활동이 계속될 경우 멸종 위험에 직면한 것으로 추정되는 규모입니다.
또 생물다양성 감소의 원인을 기후변화 하나로만 설명해서도 안 됩니다.
IPBES가 제시한 주요 직접 원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 주요 원인 | 대표적인 사례 |
| 토지·해양 이용 변화 | 산림벌채·습지개발 |
| 생물의 직접 이용 | 남획·과도한 포획 |
| 기후변화 | 온난화·가뭄·해양열파 |
| 오염 | 농약·플라스틱·영양염 |
| 외래종 | 토착 생태계 교란 |
기후변화는 이 가운데 하나이지만 온난화가 계속될수록 그 영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3. 기후변화는 생물을 어떻게 사라지게 할까?
생물에게는 저마다 살아갈 수 있는 온도와 환경이 있습니다.
기온과 수온이 올라가면 일부 생물은 더 서늘한 곳으로 이동합니다.
산에서는 더 높은 곳으로, 바다에서는 더 깊거나 고위도 해역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끝까지 이동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산 정상에 도착한 생물에게는 더 올라갈 곳이 없습니다.
산호는 물고기처럼 다른 바다로 빠르게 이동할 수도 없습니다.
앞선 기후위기 시리즈 21, 22편에서 살펴본
해양온난화 → 해양열파 → 산호 백화 → 산호초 서식지 감소
가 바로 이런 사례입니다.
UNESCO 정부간해양학위원회(IOC)는 2026년에도 해양 산성화와 온난화 등 변화가 산호·패류·플랑크톤을 비롯한
해양생태계에 광범위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 [유네스코국제올림픽위원회] Ocean acidification: a threat to marine life
https://www.ioc.unesco.org/en/articles/ocean-acidification-threat-marine-life?utm_source=chatgpt.com
www.ioc.unesco.org
4. 생물 한 종이 사라지면 무엇이 달라질까?
멸종 문제를 이해하려면 '종의 숫자'보다 관계를 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꽃가루받이를 담당하는 곤충이 줄어들면
식물의 번식과 농작물 생산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포식자가 사라지면 특정 종이 지나치게 증가하면서 먹이망의 균형이 바뀔 수도 있습니다.
바다도 마찬가지입니다.
산호초가 약해지면 산호만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그곳을 산란장과 은신처로 이용하던 물고기와 무척추동물까지 영향을 받습니다.
결국
한 종의 감소 → 먹이망 변화 → 생태계 기능 약화 → 인간이 얻던 혜택 감소
라는 연쇄효과가 생길 수 있습니다.
생태계가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어떤 종 하나가 사라졌을 때 결과를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운 것도 문제입니다.
5. 결국 인간의 식탁과 건강까지 흔들린다
1) 식량
농작물의 수분을 돕는 곤충, 토양 미생물, 수산자원 등은 식량생산과 연결됩니다.
2) 수산업
해양열파와 생태계 변화로 어종의 분포가 바뀌면 기존 어장이 이동하고 양식업의 위험도 커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기상청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최근 10년 해양열파 발생일은
연평균 83.3일로, 평년 22.6일의 약 3.7배였습니다.
해양수산부도 고수온에 강한 양식품종 개발과 양식장 재배치, 스마트양식 등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3) 건강
자연은 의약품 개발을 위한 다양한 생물학적 물질과 유전정보의 원천이기도 합니다.
4) 재해안전
숲과 습지, 맹그로브, 산호초는 물을 저장하거나 파도의 에너지를 줄이는 등 자연적인 완충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생태계를 지키는 것은 단순히 "동물을 보호하는 일"이 아닙니다.
인간의 생활기반을 유지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6.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위기는 왜 함께 해결해야 할까?
숲·습지·해양생태계는 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합니다.
그런데 산림을 훼손하고 습지를 파괴하면 저장돼 있던 탄소가 방출되거나
앞으로 흡수할 능력이 줄어듭니다.
즉,
기후변화 → 생태계 훼손
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생태계 훼손 → 탄소흡수능력 감소 → 기후변화 악화
로 다시 돌아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손실을 서로 다른 환경문제로 분리해서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숲과 습지, 해초밭 등을 잘 보전하면
생물다양성을 보호하면서 동시에 기후적응과 탄소저장에도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다만 나무를 심는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단일 수종을 대규모로 심는 것과 자연생태계를 복원하는 것은
생물다양성 측면에서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7. 사라지는 생물을 지키는 것은 결국 누구를 위한 일일까?
- 해수면이 상승하면 인간이 살아가는 국토가 위협받고,
- 해양열파는 생물이 살아가는 환경을 변화시키고,
- 산호초 백화는 생태계의 서식처를 훼손하므로
- 생물다양성은 결국 인간의 생활시스템까지 연결됩니다.
우리와 아무 관계 없어 보이는 작은 생물 하나가 사라지는 일도
긴 연결망을 따라 인간에게 돌아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생물다양성을 지키는 이유를 단지
"불쌍한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서"
라고 설명해서는 안됩니다.
우리가 먹는 음식, 마시는 물, 사용하는 약, 살아가는 해안과 숲까지
자연생태계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생물다양성을 지키는 것은
자연을 인간에게서 보호하는 일이면서
동시에 인간의 미래를 보호하는 일입니다.
우리나라 바다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우리나라 주변 바다에서도 해양 산성화가 진행되고 있는지,
어떤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해 왔습니다.
2022년 국내 연구에서는 황해·동해·동중국해를 종합해 산성화 현황과 영향을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2026년 6월에는 동해 울진 앞바다에 왕돌초 해양과학기지가 준공됐습니다.
흥미롭게도 최근 현장취재를 보면 과거 물리적 해양관측 중심에서
이제는 생지화학과 해양 산성화를 측정하는 장비까지 확대되고 있습니다.
바다가 얼마나 따뜻해지는지만 보는 시대에서,
"바닷물의 화학과 생태계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
까지 감시하는 시대로 넘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 [한국해양과학기술원 KOIST] 우리나라 주변 바다의 산성화 현황과 영향 요인 분석
☞ [해양수산부] 우리 바다에서 일어나는 기후변화, 과학적 예측으로 먼 미래까지 내다본다
해양수산부
해양수산부 국문 대표 홈페이지
www.mof.go.kr
☞ [연합뉴스] 탄소 비교적 적게 배출해도... '해양열파' 연중 300일 이상 발생(2026.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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