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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치, 경제, 역사, 산업

한국 정치는 왜 이렇게 양극화됐을까?|여당 내홍과 여야 대치로 본 정치 갈등의 구조

by infobox0218 2026. 9. 20.

핵심 내용

  • 2026년 9월, 민주당 내부에서는 검찰개혁 노선과 진보진영 연대 등을 둘러싼 갈등이 나타나고, 국민의힘은 장관 후보자 임명 문제를 계기로 일부 상임위 보이콧과 장외투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습니다.
  • 그러나 정치 양극화는 단순히 "정치인들이 싸운다"는 뜻이 아닙니다. 상대 정당과 지지자를 정치적 경쟁자가 아니라 싫어하고 경계해야 할 집단으로 바라보는 '정서적 양극화'가 더 중요한 문제입니다.
  • 더 놀라운 것은 정치적 정체성이 경제적 이해관계보다 정책 판단에 강하게 작용하는 경우까지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결국 중요한 질문은 "왜 정책보다 어느 편의 정책인가가 중요해졌는가?"입니다.

목차

1. 지금 한국 정치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2. 왜 정치는 정책보다 '누가 이기느냐'가 중요해졌을까?

3. 정치 양극화보다 더 무서운 '정서적 양극화'란?

4. 왜 타협하는 정치인은 오히려 공격받을까?

5. 한국 정치 양극화는 정말 계속 심해지고 있을까?

6. 민주주의는 싸우면서도 어떻게 함께 갈 수 있을까?

 

한국 정치는 왜 이렇게 양극화됐을까?|여당 내홍과 여야 대치로 본 정치 갈등의 구조

1. 지금 한국 정치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요즘 뉴스를 보고 있으면 정치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인지,

또 다른 갈등을 만들어내는 과정이지 혼란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2026년 9월 민주당에서는 김민석 대표와 추미애 경기지사가 검찰개혁 등을 놓고 충돌했고,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사이에서도 연대·통합 및 교섭단체 요건을 둘러싼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야당에서도 대치는 거셉니다.

국민의힘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문제를 놓고 일부 상임위원회를 보이콧했고, 

임명될 경우 장외투쟁을 포함한 대응 가능성도 열어두었습니다.

다만 당내에서는 전면적인 장외투쟁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느 정당이 더 많이 싸우느냐가 아닙니다.

왜 한국 정치에서는 상대를 설득하는 것보다 상대를 이기는 것이 더 중요해졌을까?

 

[경향신문] 국민의힘, 김승원 후보자 임명 강행 기류에 상임위 부분 보이콧…전면 보이콧은 신중, 왜?(26.09.17)

 

국민의힘, 김승원 후보자 임명 강행 기류에 상임위 부분 보이콧…전면 보이콧은 신중, 왜?

국민의힘이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국토교통위원회·국방위원회 등 일부 상임위원회를 보이콧했다. 더불어민주당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등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후보자의 인사청문

www.khan.co.kr

 

2. 왜 정치는 정책보다 '누가 이기느냐'가 중요해졌을까?

민주주의에서 갈등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닙니다.

세금, 복지, 부동산, 노동, 교육, 외교정책에 대한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정당이 존재합니다.

문제는 정책 경쟁이 진영 경쟁으로 바뀔 때입니다.

 

최근 국내 연구가 흥미롭습니다.

2025년 8월 설문자료를 분석한 남윤민·강명세의 2026년 연구에서는

민생회복 소비쿠폰과 추경예산에 대한 태도를 분석했는데,

경제적 이해관계의 영향은 제한적인 반면

정당 정체성과 정서적 양극화는 크고 일관된 관련성을 보였습니다.

물론 정책 유형에 따라 효과는 달랐습니다.

 

쉽게 말하면,

"이 정책이 나에게 도움이 되는가?"뿐 아니라
"누가 만든 정책인가"가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정책 경쟁이 우리 편과 상대편의 대결로 변하는 순간입니다.

 

남윤민, 강명세. (2026). 정서적 양극화 시대, 누가 소비쿠폰 정책을 지지하는가?: 경제적 이해관계와 정치적 정체성. 한국정치학회보, 60(2), 49-80.

정서적 양극화 시대, 누가 소비쿠폰 정책을 지지하는가_ 경제적 이해관계와 정치적 정체성. 한국정치학회보, 60(2), 49-80..pdf
0.34MB

 

3. 정치 양극화보다 더 무서운 '정서적 양극화'란?

정서적 양극화(Affective Polarization):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에는 강한 호감을, 상대 정당에는 강한 비호감을 나타내는 현상

정치적 차이 정서적 양극화
"나는 그 정책에 반대한다" "저 사람들은 싫다"
상대 주장을 비판한다 상대 집단 자체를 부정적으로 본다
협상할 수 있다 타협을 배신으로 생각하기 쉽다
선거에서 경쟁한다 상대의 승리를 위협으로 느낀다

 

이 차이는 매우 중요합니다.

민주주의는 의견의 차이를 전제로 작동하지만,

상대방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기 시작하면 타협하기 어려워집니다.

2025년 한국 유권자를 분석한 연구에서도 자신의 이념 성향과 지지정당이 강하게 일치하는

'당파적 배열'을 경험한유권자에게서 높은 정서적 양극화가 나타났습니다.

 

[국회입법조사처] 미국 유권자의 정서적 양극화와 한국정치에의 함의(26.08..03)

 

국회입법조사처

NARS Brief 제174호 국회입법조사처 정치의회과 전문가 간담회 미국 유권자의 정서적 양극화와 한국정치에의 함의 - 일 시 : 2026년 7월 20일(목) 오후 2시 - 장 소 : 국회입법조사처 제1세미나실 간담회

www.nars.go.kr

 

4. 왜 타협하는 정치인은 오히려 공격받을까?

민주주의 정치에서 타협은 원래 중요한 능력입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100% 얻을 수 없다면

상대에게 일부를 양보하고 나도 일부를 얻는 것이 의회정치입니다.

 

그런데 정서적 양극화가 강해지면 계산법이 달라집니다.

타협이 협상 능력이 아니라
우리 편에 대한 배신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SNS와 유튜브도 이 환경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025년 보고서에서 소셜미디어 추천 알고리즘과 정치 양극화의 관계를 분석하면서

이용자 선택권과 알고리즘의 투명성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분노를 유발하는 정치 콘텐츠가 반복되고 상대 진영의 가장 극단적인 사례만 계속 접한다면,

"저쪽 사람들은 모두 저렇다"

는 인식이 생기기 쉽습니다.

실제로 2025년 연구에서는 상대 진영이 실제보다 훨씬 이념적으로 극단적이라고

인지하는 것 자체가 정서적 태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분석했습니다.

 

[국회입법조사처] 유튜브 알고리즘에 대한 이용자 선택권 보장해야(25.07.23)

 

국회입법조사처

유튜브 알고리즘에 대한 이용자 선택권 보장해야 - 정치적 극단화 부추기는 유튜브 추천 알고리즘, 관련 규제는 부재  - EU와 중국은 추천 알고리즘의 투명성과 이용자 선택권 보장을 명시적 규

www.nars.go.kr

 

이준호, 강우창. (2025). 인지된 이념적 양극화와 정서적 양극화. 한국정치학회보, 59(1), 5-28.

인지된 이념적 양극화와 정서적 양극화.pdf
0.20MB

 

5. 한국 정치 양극화는 정말 계속 심해지고 있을까?

그런데 여기서 꼭 짚어야 할 반전이 있습니다.

"한국 국민은 갈수록 극단적으로 갈라지고 있다."

우리는 흔히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실증연구 결과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강우창·이준호는 2000~2022년 여섯 차례 국회의원선거 유권자 조사를 분석했습니다.

연구 결과 한국 유권자의 정서적 양극화가

시간에 따라 지속적으로 심화되고 있다는 통념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를 찾지 못했습니다.

 

이 결과는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가 뉴스에서 보는 '정치권의 극한 대립'과 

국민 전체의 실제 정치성향은 동일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최근 연구들은 정서적 양극화가 존재할 경우 정책 판단, 정치적 관계뿐 아니라 

개인의 정신적 건강과도 관련될 수 있다고 보고합니다.

 

따라서 질문은 이렇게 바꾸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국민 전체가 극단화됐는가?"보다
"왜 우리는 정치가 극단적으로 갈라졌다고 느끼며 그 인식은 우리의 판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강우창, 이준호(2024). 오인과 과장 사이: 한국 유권자의 정서적 양극화에 대한 종단 분석(2000년~2022년). 한국정치학회보, 58(1), 7-32.

 

오인과 과장 사이: 한국 유권자의 정서적 양극화에 대한 종단 분석(2000년 ~ 2022년) | DBpia

강우창; 이준호 | 한국정치학회보 | 2024.3

www.dbpia.co.kr

 

6. 민주주의는 싸우면서도 어떻게 함께 갈 수 있을까?

정치갈등을 없애는 것이 답은 아닙니다.

갈등이 없는 사회는 민주사회가 아니라 오히려 다른 목소리가 억압된 사회일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갈등을 처리하는 방법입니다.

  • 정책을 놓고 싸우되 상대방을 제거해야 할 적으로 만들지 않는 것
  • 선거에서 패배하더라도 민주적 절차를 받아들이는 것
  • 필요하면 상대 정당과 협상하는 것

이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입니다.

 

앞서 살펴본 독일의 보이텔스바흐 합의가 "논쟁적인 것은 논쟁적으로 가르쳐야 한다"라고 강조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찾는 것이 민주주의입니다.

 

정치가 상대를 쓰러뜨리는 기술로만 변하면 선거에서 누군가는 이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회 전체에는 패자가 남습니다.

지금 한국 정치에서 필요한 질문은 그래서 "누가 이겼는가?"만이 아닙니다.

"이 싸움이 끝난 뒤에도 우리는 함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

 

이 질문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미국에서도 최근에는 단순한 이념 차이뿐 아니라 

상대 정당에 대한 감정적 반감, 즉 정서적 양극화가 중요한 연구주제가 되고 있습니다.

독일에서는 AfD의 부상과 기존 정당의 대응을 둘러싸고

민주주의와 정치적 배제·포용의 문제가 논쟁이 되고 있습니다.

국가마다 원인은 다르지만 공통된 질문은 같습니다.

정치적 경쟁이 언제 민주적 경쟁을 넘어 상대방에 대한 적대로 변하는가?

 

 

▶ 나도 '정서적 양극화'에 빠져 있을까?

이는 학술적 진단도구가 아니라 자신의 정보습관과 정치적 태도를 돌아보기 위한 체크리스트입니다.

 

□ 같은 행동도 우리 편 정치인이 하면 더 관대하게 본다.

□ 상대 정당 지지자와 정치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다.

□ 상대편 정치인의 좋은 정책도 먼저 의심한다.

□ 정치뉴스를 주로 한쪽 성향의 매체나 유튜브에서 본다.

□ 상대 정당이 잘못하면 묘하게 통쾌하다.

□ 상대 진영 지지자는 나와 근본적으로 다른 사람이라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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