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정치, 선택은 시작되었다
한국 정치가 다시 ‘격랑의 시기’로 접어들었다.
탄핵 정국 이후 국민의 관심은 다시 “누가 다음을 책임질 것인가”에 쏠리고 있다.
하지만 이번엔 단순히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당의 정체성과 리더십, 과거의 실책과 미래 비전, 그리고 무엇보다 국민의 분노와 피로감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현재 대한민국 정치판은 말 그대로 ‘정비 중’이다. 보수 정당은 리더십의 공백과 이미지 실추로 정비가 시급하고,
진보 정당은 내부의 경쟁 구도와 확장성 문제에 직면해 있다.
그리고 새로운 플레이어, 조국 혁신당 같은 신생 정당들이 ‘정권교체 피로감’을 틈타 지지를 넓히고 있다.
이 글에서는 차기 대선 국면에서 각 정당과 주요 인물들이 어떤 유불리한 고지에 서 있는지 분석해보고자 한다.
또한, 정치 소비자로서의 국민이 어떤 기준을 가져야 하는지, 함께 고민해보려 한다.
목차
2. 더불어민주당 - 안정을 택할 것인가, 변화를 모색할 것인가
1. 국민의힘 – 리더십 부재, 해법은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의 탄핵 정국 이후 명백한 정치적 위기를 맞이했다. 현재 당내에서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인물들은 있지만,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기엔 모두가 부족한 면이 있다.
예컨대,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은 강한 카리스마와 언변으로 정치적 스타성을 입증했지만, 실제 정치 경험은 전무하며, 여전히 ‘윤석열의 그림자’라는 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유승민 전 의원은 보수 진영 내부에서는 드물게 중도 확장성이 높은 인물로 평가받지만, 윤석열 정부와의 갈등 이후 당내 입지가 약해졌고 ‘탈당론’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김기현 대표는 이미 존재감이 크게 약화됐고, 나경원 전 의원 역시 복귀설은 있지만 유권자와의 거리감은 여전하다.
또한,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은 ‘정치 기술자’로서 평가를 받는 중이지만, 여론조사에서의 반응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대선 후보로 급부상하는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보수의 ‘정통 가치’를 고수하는 정치인으로, 윤석열 정부 이후 균열이 생긴 보수 진영의 ‘결속’ 아이콘으로 재포지셔닝되고 있다. 그는 이전에 비해 더 강경한 보수 노선을 걷고 있으며, ‘정체성 있는 리더’라는 프레임을 스스로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당내 신뢰를 잃은 상황에서, 당을 새롭게 재건할 수 있는 중진급 인물로서의 안정감이 주목받고 있다. 다만, 강한 종교 성향과 과거 극우 논란이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상존한다.
최근 불거진 ‘명태균 게이트’는 홍준표 대구시장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향후 정치 행보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두 인물은 각각 대구와 서울이라는 전략적 거점에서 행정 경험과 대중적 인지도를 바탕으로 잠재적 대권 주자로 주목받아 왔다.
하지만 해당 게이트는 고위직 인사의 불투명한 인사 라인, 특정 재단과의 유착 의혹, 그리고 보수 내 사조직 논란까지 얽혀 있어,
이들이 직접적인 법적 책임이 없더라도 정치적 타격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오세훈 시장의 경우, 탄탄한 도심 개발 실적과 정책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측근 리스크”로 비춰질 경우, 중도층 유권자의 이탈이 우려된다.
국민의힘이 정권 재창출을 위해선 단순히 새로운 얼굴을 내세우는 것을 넘어, 국민과 소통하며 정당의 정체성을 새롭게 정의해야 할 시점이다.
2. 더불어민주당 – 안정을 택할 것인가, 변화를 모색할 것인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후 더불어민주당은 단순한 ‘제1야당’이 아니라 곧바로 정권 재창출의 책임을 지는 중심 정당이 된다.
이 흐름에서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차기 대선 주자의 선정이다.
민주당은 지금 여러 선택지를 앞에 두고 있고, 이재명 대표의 강한 팬덤, 김동연 지사의 조용한 확장성, 그리고 김경수·김부겸 같은 잠재적 리더들의 부상 가능성을 놓고 당 안팎에서 치열한 탐색이 이어지고 있다.
● 이재명 대표 – 싸움꾼인가, 민생 해결사인가?
이재명 대표는 현재 민주당의 상징적 인물이다. 수많은 검찰 수사와 공세 속에서도 굳건히 자리를 지키며 오히려 대중적 존재감을 더 키운 정치인이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아깝게 패배한 경험을 바탕으로, 정치적 메시지를 더욱 민생 중심으로 다듬어왔다.
‘기본소득’, ‘재난지원금’, ‘지역화폐’ 같은 정책은 기존의 관료 정치인들이 다루지 않았던 영역이었다.
여기에 최근에는 ‘가계부채 해소’, ‘청년 채무 탕감’ 같은 사회경제적 약자층을 겨냥한 정책들을 던지며, 팬덤을 넘어 실질적 정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사법 리스크는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백현동 개발 의혹’,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등에서 무혐의 결론이 나더라도, 대중의 피로감은 남아 있다. 무엇보다 “이재명으로는 중도를 끌어오기 어렵다”는 당내 의견도 여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선명한 메시지와 뛰어난 정치 감각, 기득권에 맞서는 이미지는 대중을 매혹시키는 강력한 무기다.
● 김동연 경기도지사 – 조용하지만 현실적인 대안
김동연 지사는 관료 출신으로, 이념보다 실용을 중시하는 ‘경제통 정치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문재인 정부에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냈고, 정책의 디테일과 실행력 면에서 매우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최근에는 경기 도정을 통해 소통형 정치를 강화하고 있다. 수도권 민심을 껴안고, 청년·소상공인·육아 가정 등 현실 문제를 정책으로 풀어내며 조용하지만 내실 있는 정치인으로서 브랜드를 형성하고 있다.
김동연의 가장 큰 강점은 중도 확장성이다. 이재명과는 달리 사법 리스크가 없고, 갈등을 유발하는 언행도 없다.
정치 피로감에 지친 국민들에게는 “정치 없는 정치인”, “믿고 맡길 수 있는 행정가”라는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당내 조직력이 약하고, 팬덤이 없다는 점은 단점이다. 정치적 파급력은 아직 제한적이고, 대중적 메시지 전달력도 다소 부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동연은 결국 연합정치의 중심축이 될 것”이라는 분석은 꾸준히 제기된다.
● 김경수 전 경남지사 – 조용한 귀환 가능성
김경수 전 지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며 진보 진영의 차세대 주자로 각광받았다.
경남도지사 시절 보여준 현장 중심 행정과 정제된 말투, 합리적 개혁 노선은 지금도 중도층에 어필할 수 있는 강점으로 꼽힌다.
비록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으로 수감되며 정치 일선에서 한동안 물러났지만, 지금은 사면 복권을 받고 서서히 복귀 수순을 밟고 있다. 특히 친문 진영의 구심점 부재 속에서 김경수의 복귀는 필연적인 수순이라는 시각도 많다.
김경수는 이재명 대표와 다른 정치를 보여줄 수 있는 인물이다. 소리 높이지 않고도 설득하는 리더십, 지역주의를 뛰어넘는 전국적 이미지, 그리고 강성보다 포용에 가까운 메시지를 던지는 점에서 중도와 진보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
그가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나선다면, 민주당 내 대선 지형은 단숨에 흔들릴 수 있다.
● 김부겸 전 국무총리 – 통합의 상징, 킹메이커의 역할?
김부겸 전 총리는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한 TK 출신 정치인임에도 불구하고, 진보 정당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보기 드문 인물이다.
그는 통합과 청렴의 상징, 그리고 ‘말이 통하는 정치인’으로 국민적 호감도가 높다. 국무총리 시절 코로나19 대응을 맡으며 위기 상황에서의 안정적 리더십을 보여줬고, 지역주의 타파와 정치개혁에 대한 소신 발언으로 ‘정치 품격’이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나이, 정치적 에너지, 당내 기반은 다소 약하다. 대권 주자보다는 갈등을 중재하고, 새로운 리더십을 세워주는 킹메이커로서의 역할이 더 어울린다는 의견이 많다.
그러나 국민이 통합형 리더를 원할 경우, 김부겸의 존재감은 다시 부각될 수 있다.
3. 조국 혁신당 – 상징은 강력하되, 구조는 미완성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창당한 조국 혁신당은 여전히 정치권에서 가장 뜨거운 논쟁의 중심이다. 조국이라는 이름 자체가 하나의 ‘정치적 정체성’이 되면서, 특히 윤석열 정부에 대한 반감이 강한 유권자들에게는 강한 지지를 받고 있다.
조국 전 장관은 교수, 장관, 피고인이라는 다양한 위치를 거쳐 지금은 ‘정치적 저항의 상징’이 되었고, 그의 정치 선언은 기존 민주당 내 급진 진보 세력과는 다른 새로운 흐름을 만들고 있다. 정경심 교수와의 가족 문제, 그리고 과거 입시·사모펀드 관련 논란은 여전히 비판의 대상이지만, 정치적으로는 오히려 '핍박당한 정의'로 해석하는 층도 존재한다.
하지만 문제는 조직력과 현실 정치 기반이다. 조국 혁신당은 당장 선거를 준비하기엔 물리적 인프라가 부족하고, 함께 움직이는 유력 정치인의 부재 역시 리스크다. 따라서 ‘바람은 불었지만, 태풍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따른다.
● 조국의 정치 복귀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해석은 『조국의 시간』에서 확인해볼 수 있다.
중도층 – "이번엔 믿고 싶은 사람이 없다"
차기 대선의 가장 중요한 변수는 정당이나 후보가 아니라, 정당에 속하지 않은 유권자들이다.
특히 2030 세대는 정치에 대한 깊은 불신을 드러내고 있으며, 기성 정치권의 말보다 삶에 직접 영향을 주는 ‘정책’을 기준으로 판단하려는 경향이 뚜렷하다. 많은 중도층 유권자들은 "윤석열도, 이재명도 신뢰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정의당, 조국 혁신당, 심지어 일부는 탈정치 운동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결국, 차기 대선이 ‘인물 중심의 선거’가 아닌 국민이 정치 시스템 자체에 요구하는 개혁과 진정성을 중심으로 펼쳐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정치는 결국 사람의 이야기다.
이름만 다를 뿐, 같은 실망을 반복할 수는 없다.
우리는 후보를 보기 전에, 그가 속한 정당과 과거의 궤적, 그리고 국민을 대하는 태도를 먼저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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